Name

류동주


Title

Ǝ (Exist)


Preface

다 부서져가는 이곳에 발을 딛였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창으로 보이는 부서진 풍경들이었다.
형태가 있는 것은 다 사라진다고 느꼈다. 그게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언젠가는 다 사라지니까
집의 골격을 세워 시멘트를 부어 견고하게 만든 건물들도
뿌리가 깊어 꿈쩍 않는 큰 나무들도 다 무너지고 사라진다.
부서진 건물 안에서 본 부서진 풍경들은 나에게 어느 정도의 무상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지만 내가 창으로 바라보며 느껴지는 것들은 내 몸에 피를 타고 돌다가 누군가에게 이 기억들을 전해주면 그것은 또 누군가에게 흘러 들어가 계속해서 영원히 존재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른 건물들이 들어와도 그에 대한 생각들은 계속해서 존재할 거라고
창으로 통해 보이는 이 동네, 곧 있으면 사라질 이 풍경들을 나는 기억하고 존재하게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