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이재균


Title

무기력한 경관은 해괴한 짐승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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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face

  <무기력한 경관은 해괴한 짐승을 그린다>는 인간의 지배적 욕망이 낳은 풍경을 보여준다. 인간의 야심은 맹목적인 개발과 구축, 무분별한 쟁취로 이어져 그들을 이 땅의 주인으로 만들었고, 생태계 최상위에 자리한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끊임없는 생산 과정을 거쳐 자취를 남긴다. 현시대의 자연 경관에서는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풍경 속 엉뚱하게 자리한 인공물은 불순물이 아닌 일부가 되어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낸다. 나는 이러한 무기력한 경관에서 물질 만능주의의 몰경계과 시스템에 익숙해진 인간의 오류를 탐구한다. 그리고 그것의 실마리를 풀어내기보다, 그 자체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드러내어 우리 일상의 이야기라는 것을 더듬어볼 계기가 될 내러티브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 외곽을 배회하다 인공물이 우뚝 서 있는 공간에 들어선다. 울창한 초목 자연을 비집고 나오는 차가운 철근과 콘크리트 벽의 부조화는 오히려 아름다워 보인다. 나는 나무들 사이에 몸뚱이를 숨긴 고요한 알력을 드러내기 위한 시각적 충동을 일으킨다. 붉은 연막은 무의식과 의식의 파편이 공존하는 공간을 환유하는 매개물로 작동한다.

  개인의 의식과 사회적 요소가 서로 어긋난 모양으로 돌아가는 메커니즘에서 드러나는 묘한 일렁임은 의식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자본주의의 불가항력적인 힘을 드러내는 현 사회에서, 우리에게당면한 문제는 비단 물질 만능 태도뿐이 아니다. 사회는 송곳니를 감춘 채 현대인의 삶과 일상을 획일화하고 규격화하고 있으며, 개인은 보이지 않는 억압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있다는 점을 겨냥한다. 점진적으로 무의식의 풍경은 우리의 의식에 고착되어 해괴한 경관에 익숙해진다. 나는 사회적 요소와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 가로서서 감각을 이끌어내어 이미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하였다. 현시대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시사하는 풍경과 인공, 그리고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연막은 열린 메타포를 통해 대중의 다양한 해석과 의식적 감상의 가능성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