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김다희


Title

한쪽 귀


Preface

“나도 엄마와 같이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을 때, 엄마가 듣고 살던 공간 안의 소음들을 느꼈어. 고막을 찢을듯한 단일 음과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아, 엄마는 너무 많은 소리들을 놓치고 살았구나 싶더라고. 나는 커가면서 다양한 소리들을 듣고 있는데, 엄마의 한쪽 귀는 이제 너무 많이 늙어버린 걸까. 나의 귀는 어떻게 될까.

   늘 듣던 소리가 급작스럽게 시끄러워진 적이 있다. 원룸 촌에 들리는 시끄러운 오토바이 배기음, 배려 없이 쿵쿵대는 층간 소음, 왁자지껄 취해버린 사람들,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 알림.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이명이 배가 되어 어지럽게 만든다. 주로 이명은 당신을 떠오르게 한다. 한 쪽 귀로만 듣던, 두세 번 불러야 대답하는 당신을, 짜증을 내며 되물어보던 당신을 귀찮아하던 나를 기억한다. 그저 잘 들리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이렌처럼 울리는 이명을 몇 십 년간 들었다고 덤덤히 말하던 목소리가, 그 파장이 얼마나 큰지 당신은 모른다.

   남들은 늙어서 잃는 귀를 당신은 너무 일찍 잃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듣고싶지 않은 소리들을 당신은 반만 듣는다는게 다행일까. 아니, 이건 나만 다행인걸까. 당신의 남아있는 귀를 떠올리며 들려주고 싶은 소리들을 생각해본다. 풀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들, 고막 앞까지 들어오는 바람소리. 모두 한 발치 떨어진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이 소리들이 마지막 남은 낭만이었으면 한다. 내가 당신에게 들려줄 수 있는 소리는 어떤 방식인가. 한쪽 귀가 되어주겠다던 어린 다짐을 기억한다.